한때 각광 받았지만 지금은 외면 받는 설계 방식들
건축에도 분명한 유행이 있다. 어떤 시기에는 모두가 비슷한 외관의 건물을 짓고, 비슷한 평면을 꿈꾸며, 같은 단어들을 반복한다. ‘미니멀’, ‘개방감’, ‘자연 친화’, ‘호텔 같은 집’ 같은 표현들이 그것이다. 한때는 시대를 앞서간 설계로 평가받았던 방식들이 시간이 지나면 어김없이 불편함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이 글에서는 왜 그렇게한때 각광 받았지만 지금은 외면 받는 설계 방식들, 그 이유를 사람의 삶과 사용 경험의 관점에서 살펴본다. “예쁘다”는 말이 “살기 어렵다”로 바뀌는 순간 많은 건축 트렌드는 사진에서 시작된다. 잡지, SNS, 홍보 이미지 속 공간은 늘 완벽하다. 가구는 최소화되어 있고, 생활의 흔적은 제거되어 있으며, 빛은 언제나 이상적인 각도로 들어온다. 문제는 이 이미지가 실제 삶과..
2026. 2. 10.
계단, 복도, 입구 배치가 행동에 미치는 영향
우리는 공간을 자유롭게 이용한다고 생각한다. 어디로 갈지, 어디에 설지, 얼마나 머물지는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실제로는 많은 선택이 공간에 의해 미리 유도되고 있다. 계단, 복도, 입구 배치가 행동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계단의 위치, 복도의 폭, 입구의 방향은 사람의 행동을 직접적으로 명령하지 않으면서도, 특정한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만들어낸다. 이 글에서는 일상 속에서 쉽게 지나치지만, 우리의 행동을 은근히 조종하는 공간 디자인의 방식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계단은 ‘오르내림’이 아니라 선택을 만든다 계단은 단순히 위아래를 연결하는 장치가 아니다. 계단이 어디에 놓여 있는지, 얼마나 눈에 띄는지에 따라 사람의 이동 방식은 크게 달라진다. 흥미로운 점은, 엘리베이터가 있음에도..
2026. 2. 6.
비 오는 날, 출퇴근 시간, 사람이 몰릴 때 나타나는 설계의 한계
건축의 완성도는 평소에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비 오는 날, 출퇴근 시간, 사람이 몰릴 때 나타나는 설계의 한계가 있음을 찾아보려고 한다. 햇빛이 좋은 날, 사람이 많지 않을 때, 계획된 사용만 이루어질 때 건물은 대체로 무난해 보인다. 그러나 진짜 평가는 늘 예상하지 않았던 순간에 드러난다. 비가 쏟아질 때,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릴 때,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때 건축은 시험대에 오른다. 이 글에서는 평소에는 보이지 않다가 특정 상황에서 분명해지는 건축의 실패 지점들을 통해, 설계의 한계가 어떻게 일상 속에서 체감되는지 살펴본다. 비 오는 날에 드러나는 배려의 유무 비 오는 날은 건축의 민낯이 가장 잘 드러나는 시간이다. 평소에는 아무 문제 없어 보이던 건물이, 비가 오는 순간 불편함의 집..
2026. 2. 6.